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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에다 숯불 쌓기

밝은터 2009. 6. 23. 02:20

로마서 1220절에 보면 머리 위에다 숯불을 쌓는 셈이 된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머리 위에다 숯불을 쌓는 것은 은혜를 베푸는 행위라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 풍습에는 머리에 숯불을 담은 통을 지고 다니는 것은 회개를 표시하는 행위였는데 로마서를 쓴 사도 바울은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성경 주석가들은 설명합니다.

맨 머리에 숯불을 붓는 게 아니라 숯불을 담는 통(왼쪽 사진)이 있고 이 통 위에 숯불을 부어주는 것이 원수들에게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선으로 갚는 다는 게 사도 바울의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숯불을 부어주는 것은 선의라는 뜻입니다. 숯불을 받은 사람은 실질적으로는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고 상징적으로는 은혜를 경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수에게 숯불을 붓는 것에 대한 한국적인 전통이나 상황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우면 더 잘해준다는 의미죠.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더 잘해주는 게 현명한 행동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합니다.

첫째는 숯불을 받은 원수 또는 미운 자식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둘째는 그렇게 은혜의 행동을 한 사람은 마음이 편해지는 것입니다. 원수를 원수로 받아들이면 손해보는 쪽은 원수가 아니라 그를 원수라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미운 자식을 미워하기만 하면 손해보는 쪽은 부모인 것입니다.

이 세상에 전쟁이 들끓는 이유는 원수를 원수 취급하고 미운 자식에게 비난만 퍼붓기 때문입니다. 달래면서 참회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요즘 북한 핵무기가 세계적인 관심사인데, 그렇다면 미운 자식인 북한에 떡을 더 주는 게 현명한 것인가 생각을 해봅니다. 그들의 머리 위에 숯불을 붓는 게 현명한 일인가 적용을 해봅니다.

북한에 떡을 실어 날랐던 분들은 어쩌면 이 성경 내용을 보며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 떡만 줬으면 좋았을텐데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자금을 준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핵미사일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최악의 무기입니다. 원수와 화평하기 위해 인류의 생명을 담보로 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습니다. 그저 북한 주민을 위해 음식을 갖다주고 추운 사람이 있으면 따뜻하게 해주고 했어야 하는데 달러를 갖다줬으니 원수는 엉뚱한 일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원수의 머리 위에 숯불을 붓는 것과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내용을 읽으며 우리는 화평과 평화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행위가 화평을 불러온다면 그것은 정당한 행위입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라면 그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반대의 경우는 마치 원수의 머리 위에 통이 없는데 뜨거운 숯불을 붓는 것, 미운 자식에게 떡 대신 엄청난 유산을 상속하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North Korean Soldiers March in Formation in Panmunjom

로마서 129절부터 21절까지의 말씀을 읽고 저는 어떤 적용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수 또는 불편한 사람과의 평화를 도모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리수를 두고 화평을 도모했더니 오히려 엄청난 핵폭탄을 맞게 된다면 그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수준에 맞게
, 내 그릇 크기에 맞게 화평을 도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13절에 손님 대접하기를 힘쓰라 라고 나오는데 손님 대접하기도 내 수준과 상황에 맞게 해야 화평이 있는 것이고 기쁨이 있는 것이지 그 말씀을 이행하겠다고 무리수를 두면 엄청난 부정적인 결과가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 같습니다. 18절에도 여러분이 할 수 있는대로라는 말이 나옵니다. 내 능력만큼해야 한다는 의미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