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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앞에 두고...

밝은터 2009. 12. 27. 04:27


몇 년 전 나는 원동연 박사의 5차원 전면 교육 세미나에 13시간 정도 참여한 적이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던 원 박사는 한국원자력연구소 초전도체 연구원장이었던 과학자였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권위자였던 그가 교육계에 투신하게 된 사연이 있다. 그는 1990년대에 중학교 2학년생이었던 아들로부터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바른 교육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5차원 전면 교육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원 박사는 교육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그가 개발한 5차원 전면 교육은 인간의 삶을 고차원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이번 세미나에서 알게 됐다. 나름대로 괜찮은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나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그야말로 완전히 박살이 났다.’ 인생을 아무렇게나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됐던 것이다.

5차원 전면 교육의 핵심은 한 번뿐인 인생에서 승리하려면 꿈이 있어야 하고 꿈을 이루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 힘을 얻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나누는 것이다. 그 힘은 ▷지력 ▷심력 ▷체력 ▷자기관리력 ▷인간관계력 등 5가지로 이를 위한 실천 커리큘럼이 25가지가 있다고 원 박사는 소개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5차원 교육의 이해가 아닌 5차원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세미나를 들었던 비슷한 시기에 5차원 전면 교육을 이해할 수 있는 풋볼 영화를 보게 됐다. 페이싱 더 자이언츠(Facing the Giants)라는 영화는 셰어우드 침례교회의 마이클 캣 목사가 제작한 것으로 소요 예산이 10만 달러에 불과했던 초저예산 작품이었다. 그 영화는 그러나 개봉 첫 주에 박스 오피스 12위에 오르고 주말에 1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등 대박을 터뜨린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영화가 대박을 터뜨린 게 아니라 그 내용이다.

이 영화는 그랜트 테일러라는 고등학교 풋볼코치가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을 주(state) 우승팀으로 이끈다는 내용인데 테일러 코치가 팀을 재건하는 과정은 5차원 전면 교육의 그것과 흡사하다.

보통 풋볼팀에는 90명 이상의 선수가 있는데 샤일로 고교는 선수 숫자가 30명 안팎이고 모두 패배의식에 휩싸여 있었다. 테일러 코치는 결단을 하고 샤일로 고교 풋볼선수들의 사고방식과 운동능력을 바꾸기로 한다. 가장 먼저 시도된 일은 테일러 코치 자신이 바뀌는 것이었다.

변화된 코치는 선수들에게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온 정성을 다한 것이 중요함을 기독교 신앙적으로 설명을 하고(지력) 이러한 새로운 목표의식에 의지력과 세계관의 정립을 심어주면서(심력) 연습 강도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체력) 그리고 언어 및 태도의 관리, 시간관리(자기 관리력)를 통해 에너지를 적절히 분산케 하면서 인간 관계의 회복을 이끈다.(인간 관계력).

이 학교의 한 풋볼 선수는 아버지를 찾아가 그동안 아버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내 멋대로 살겠다는 자세를 유지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을 해 인간관계의 회복에 성공한다. 그리고 감동을 받은 아버지는 풋볼 팀을 적극지원하기로 하고 자주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였던 풋볼 코치의 자동차를 익명으로 교체해준다. 이처럼 다원적 전면 교육이 실시되면서 시즌을 3패로 시작했던 샤일로 고교는 이후 전승을 거뒀고 주 챔피언십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상대를 극적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자는 많지만 승리하는 자는 많지 않다. 스포츠계에도 성공하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만 승리하는 삶을 사는 인물은 드물다. 원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인은 영어 성적은 좋으나 영어를 할 줄 모르고, 역사지식은 많은데 역사의식은 없고, 과학성적은 높은데 과학적 사고방식을 하지 않으며, 윤리 성적은 높은데 윤리성이 결여되어 있고, 체육 성적은 높으나 건강하지 않다.” 성공한 사람이 승리한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좋은 예다. 승리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밝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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