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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

김미현과 김장훈의 기부

밝은터 2010. 1. 13. 07:08

Mi Hyun Kim (LPGA)
Mi Hyun Kim (LPGA) by iccsport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한국의 가수 김장훈 씨가 자신은 월세집에 살면서 월 1500만원씩 9년 동안 30억을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김장훈 씨는 지난 2001년 경기도 일산의 '청소년을 위한 교회' 설립에 앨범 수익금 9억 원 등 12억 원을 기부했고 사회에서 소외된 불우이웃을 위해 금전적으로 심정적으로 도움을 줬던 연예인이다. 그가 선행연예인이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내가 진짜로 놀랐던 점은 그 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모 신문사 웹사이트에는 김장훈 씨의 선행 관련 기사에 대해 약 245건의 댓글이 올려졌는데 100%에 가깝게 칭찬 글이 이어졌다. 인터넷 세계가 냉소적인 곳임을 감안하면 100%에 가까운 칭찬 글이 올려진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찬성표를 많이 받았던 네티즌들의 댓글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정말 소명이 무엇인지 잘 아는 멋진 분입니다."(조상환) "김장훈씨! 정말 멋집니다. 액수도 그렇지만, 그 꾸준함에 박수를 보냅니다."(김춘호) "선행을 한다는 많은 책을 접하지만 이 위대한 한 가수의 행동은 어디서 그 원천이 나온 것인가. 새삼 한 가수의 위대한 삶의 지표를 느끼면서 자신의 부끄러움을 갖게 합니다."(박중구)

니는 245개의 댓글을 모두 읽었다. 실로 오랜만에 인터넷의 글을 읽으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몇 년 전 김미현 선수가 선행의 주인공이 됐다. LPGA 투어 셈 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미현은 상금의 절반(10만 달러)을 캔자스 토네이도 이재민을 위한 성금으로 내놨다. 김미현의 선행 사실은 미 주류 언론을 통해서도 상세히 소개됐다. 골프와 스포츠 웹사이트에 이 내용이 AP 발로 소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반응이 있었는데 ESPN.com에 올려진 독자들의 댓글은 눈에 띄었다. ID portergolf인 누리꾼은 "캔자스 사람들은 '김미현'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김미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 같다"고 의견을 썼다. 다른 네티즌은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다. 김미현은 자신의 조국이 있는데도 미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를 했다. 오늘날 많은 백만장자, 천만장자 스타들이 본 받아야 할 부분이다"(ID: rechnem)라고 김미현을 극찬했다. ID dejim73인 누리꾼은 "LPGA에 좋아하는 선수가 없었는데 이제야 찾았다"라며 김미현의 팬이 될 것을 선언했다.

그런데 기부를 한 후 김미현의 설명이 걸작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돈을 벌었는데 정작 기부는 주로 한국에서만 했다. 이제는 미국에서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한국에서 조용히 기부를 많이 하는 선수다. 그는 매년 수억씩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웃들을 위해 기부한 바 있다.

김미현의 기부와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선수들이 매년 수입의 일부를 모아 미국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이웃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내 한인 선수 이웃 나눔 재단' 같은 단체를 설립해 활동을 하면 어떨까. 미국에서 돈을 벌어 조국으로만 보내는 선수에서 현재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얻었으면 한다. 그런 일을 하다 보면 돈을 많이 번 것에 대한 보람도 생길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좋은 일이고 축복된 일이다. 하지만 그 돈을 혼자만 가지려고 하면 이는 그 누군가를 축복의 반대 편에 서도록 만든다.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장훈과 김미현을 보면서 고개가 숙여진다. Thank you, Kims. [밝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