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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학을 하지 않으면 헌신이 부족하다?

밝은터 2010. 1. 8. 04:42

Happy
Happy by novelgazer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예일대에서 목회학 석사를 받은 한 신학생이 졸업장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 교계에서 어려운 점 하나는 목회학
(M.Div.)을 하지 않으면 목회자로서 인정을 해주지 않는 점이다. 목회학 석사를 하지 않은 교회 리더는 헌신이 부족하거나 뭔가 모자르다고 생각을 한다. 정규 신학교가 아닌 신학교나 교회에서 개설한 신학교 출신, 알려지지 않은 신학교 출신은 함량미달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 내 유명 정규 신학교의 목회학은 이수 과목이 더 많고 학위를 마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명 신학교의 목회학 석사 과정 이수자들의 수고는 귀하고 귀하지만 교회 리더를 영입할 때 목회학 석사 과정 이수자만이 기본이 된다는 점은 참으로 아쉽다.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쉬운 이유는 다음과 같은 현실 때문이다.

현재 교회는 점점 목회지가 아니라 선교지가 되어가고 있다. 교인들은 목양의 대상이기보다는 선교의 대상이 되는 성향이 점점 더 강해지면서 리더십의 다양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의 상황이 다 다르기에 어떤 이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선교학을, 어떤 이는 심리학을, 또 어떤 이는 정규 신학교에 다니지 못할 수도 있다. 여러 사람 중 교회 리더로서 충분한 자질을 갖고 있는 목회학 석사 과정을 이수하지 않은 자들도 있기에 목회학 석사로 교회 리더를 규정짓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Bill Hybels delivering his stories
Bill Hybels delivering his stories by James Kirsop 저작자 표시비영리
빌 하이벨스 목사

한국 교회는
목회학 석사에 대한 입장이 철옹성이지만 미국 교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시카고에 있는 윌로우 크릭 교회의 담임 목사인 빌 하이벨스는 트리니티 인터내셔널 대학에서 학사(BA) 학위를 받은 목회자다.  그는 석사 과정을 이수하지 않았다. 한국적인 분위기에서는 목회자가 될 수 없는 학력이다. 이 세계적인 대형 교회를 개척한 하이벨스 목사가 헌신이 부족해 석사 과정을 밟지 않았을까. 그런데 많은 한국 교계 지도자들은(이민 교회 포함) 목회학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헌신이 부족하다고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Max Lucado entertains a group of Ethiopian children
Max Lucado entertains a group of Ethiopian children by Michael S. Hyatt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맥스 루케이도 목사가 에티오피아에서 아이들을 위해 '즐겁게' 설교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독교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 목사는 해외 선교사로 나가려면 필수로 밟아야 하는 석사과정 2년을 마쳤다. 원래 해외 선교를 나가려고 했기에 그는 목회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루케이도 목사는 해외 선교를 포기하고 국내에서 교회 개척을 했다. 1988년 그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에 있는 오크 힐스 교회의 사역자로 들어가 오랫동안 훌륭하게 사역을 수행했고 넌 소중하단다(You are special)’ 등의 베스트 셀러를 남겼다. 루케이도 목사에게 목회학을 하지 않았으니 헌신이 부족하다고 말할 강심장은 과연 누구인가.

Opry Mills
Opry Mills by cliff1066™ 저작자 표시
책 사인회에서 조엘 오스틴 목사

긍정의 힘이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조엘 오스틴 목사(레이크우드 교회)는 어떤가. 긍정의 힘이라는 책을 써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킨 오스틴 목사는 오럴 로버츠 대학에서 단 한 학기 강의를 들은 것이 그의 종교 교육의 전부다. 그는 한 학기를 마친 후 학교를 떠나 부친이 사역하던 레이크우드 교회 TV 제작실에서 1982년부터 1999년까지 사역을 했고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소천하자 곧바로 담임목사직을 승계했다.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목회자
50인 중 한 명인 잭 그레이엄은 학사 과정에 있으면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목사로서 목회를 하던 중에 틈틈이 공부를 해 목회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내에서
10대 대형 교회 중 하나인 하베스트 크리스천 펠로우쉽의 그렉 로리 담임 목사는 고등학교 졸업장이 정식 교육의 전부다. 그는 19세에 부름을 받아 30명의 성경 공부에 참여했던 멤버들의 인생이 변하는 체험을 한 후 그들과 함께 교회를 세웠는데 이 교회는 남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중 하나가 됐다. 그렉 로리 목사는 50대의 중년 목회자이지만 10대 청소년 크리스천이 좋아하는 설교가 중 한 명이다.



이머징 처치의 리더인 브라이언 맥클라렌 역시 신학교에서 공부한 적이 없고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현직 목사다.

다음은 미국 내에서 권위 있는 기독교 잡지인 크리스천 센추리 2009 1215일자 칼럼이다. 목회학 석사에 관한 내용이라 눈에 띄어 번역을 했다.

The Christian Century Magazine (크리스천 센추리 매거진)
출처:
http://www.christiancentury.org/article.lasso?id=8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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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중요하다(Faith matters)

2009년 12월15일, December 15, 2009

목회자와 학위(Pastors by degree)
by L. 그레고리 존스(L. Gregory Jones)
 
목회자에게 필요한 정부 라이센스 같은 것은 없다. 약사나 변호사는 정부에서 규정하는 라이센스가 필요하다. 마사지 치료사도 정부 라이센스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목회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규정하는 라이센스 같은 것이 없다. 하지만 목회자로서 안수를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기대는 시대에 따라 다르다. 오랫동안 그러한 기대는 목회학 석사(Master of Divinity)가 표준이 되었다. 최근 들어 그러한 기대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요즘 교인들은 그러한 학력/학위보다는 목회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더 보는 것 같다.

지난 20여 년 동안 목회학 석사는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안수를 받기 위한 필수적인 학위였다. 정부의 규정이 없었음에도 이는 목회의 현장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이는 효과적이었다. 교회는 누가 안수를 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목회학 석사 없이도 안수를 받도록 허용하는 교단들이 생겨났고 이것이 점점 미국 교회에서 패턴이 됐다. 연합감리교단(UMC)은 이 방식을 허용한 대표적인 교단이다. 장로교단도 ‘Lay pastors’라는 명칭으로 목회학 석사를 받지 않는 이에게 목사 안수를 해줬다. (역자주: 침례교단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서는 작은 교회들이 목회학 석사 학위 소지자가 아닌 목회자들을 선호하게 됐다. 독립 교단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미네소타에 있는 베들레헴 침례 교회는 아예 교회 내에 신학교를 세워 리더를 양육하고 있다. (역자주: 척 스미스 목사의 갈보리 교회도 비슷하다) 

즉, 목회학 석사가 없이도 목회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는 평신도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했는데 현재 추세는 이들이 목회학 석사를 공부한 목회자들이 차지했던 자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요즘은 대형교회 목회자도 정식 신학교 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브라이언 맥클라렌은 대표적인 목회자다. (역자주: 이머징 처치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맥클라렌 목사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게 공식 학교에서 공부한 게 전부다.)  교회 리더들은 점점 신학교 학력보다 효과적인 리더를 찾는 추세로 가고 있다.

물론 목회학 석사는 쓸데 없지 않다. 이 학위는 앞으로도 목회자에 권위를 실어줄 것이다. 이는 MBA와 비슷하다. MBA는 많은 사람을 잘 훈련시켰다. 회사에서 MBA 공부를 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요즘 MBA는 필수 학위는 아니다. 목회학 석사는 MBA와 비슷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미래의 목회자 교육, 리더십 교육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를 질문하게 만든다. 성직자의 교회에서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중략)

우리는 잠시 뒤로 물러서서 기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의미는 무엇인가?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 리더십은 어때야 하는가? 어떤 이는 안수를 받을 수 없도록 하게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모든 기독교인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인생 전반에 걸쳐 어떻게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는가? 교회 내에서 직책이 다르면 다른 교육을 맡아야 하는 것인가? 전문 사역자와 평신도 사역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어떤 학위를 받은 자가 교회를 잘 섬길 것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목회학 석사가 앞으로 적어도 25년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역자에 대한 구분은 계속 변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의 삶과 사역을 위한 교육의 개념은 과연 어떻게 바뀔 것인가?

 L. Gregory Jones is dean of Duke University Divinity School in Durham, North Carolina.

글: 그레고리 존스, 듀크신학대학교 학장
번역: 밝은터 (Jesusinculture.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