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와 영성
[사사기와 대중문화의 만남(1)] 영화 300과 공부의 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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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Judges)를 보면 드보라(Deborah)라는 여성이 나오고 기드온이 나옵니다. 드보라는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군대 지도자입니다. 강한 군사이면서도 그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시로 수천 년 후에도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기드온은 하룻밤 사이에 장군이 되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그가 장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습니다. 자기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그의 재능과 가능성을 보시고 그를 지명했습니다.
드보라는 기원전 1000-1100년 쯤의 여성인데 당시 그가 군대의 리더가 됐다는 것은 파격적인 일입니다. 기드온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장군이 되어 하나님의 용사가 됩니다. 300이라는 영화가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는데 기드온은 바로 32,000명의 군대가 300명의 소수정예가 되어 전쟁터로 나가도록 한 수장입니다.
실제 영화 300은 기드온을 포함한 300명의 용사들이 13만5천 명의 미디안군과 아말렉, 동방의 연합군을 항아리와 횃불과 나팔로 누른 전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영화입니다.
그런데 300용사의 리더가 기드온이었고 기드온은 아무도 그가 장군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인간의 눈에는 리더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들을 쓰시는 분입니다. 이는 그가 사람의 깊은 마음 속을 꽤뚫고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깊은 곳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기에 어떤 이를 리더로 세우지 못하지만 반면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리더로 세우심을 성경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다윗은 자기 아버지로부터도 인정을 받지 못했던 아이였습니다. 사무엘이 미래의 왕이 될 사람을 찾아다닐 때 다윗의 아버지는 끝까지 다윗을 소개하지 않고 다른 형제를 소개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의 눈에도 차지 않는 존재가 다윗이었습니다. 어리기도 했구요. 그 다윗을 하나님이 보신 것입니다.
모세는 어떻습니까? 이집트에서 왕족으로 살기는 했지만 이집트를 떠나 목자 생활을 하면서 자신은 말재주가 없고 리더십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대면해서 그를 리더로 세우셨는데 이는 하나님이 직접 리크루트한 결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비웃었죠.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을 보고 아무도 그를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님도 하나님과 같은 방식으로 리크루트를 하셨습니다. 그가 선택한 제자들은 세상적으로 보면 그다지 리더감이 될 수 없는 분들이었습니다.
왜 하나님은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선택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어떤 미션이 성사됐음을 보이시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잘나서 일이 잘됐으면 영광은 인간이 받습니다. 사람들도 그 사람이 잘나서 잘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잘 못할 것 같은 사람을 쓰셔서 어떤 미션이 잘 이뤄지게 하실 때 하나님이 비로소 영광을 받게 됩니다. 기독교 역사에서도 ‘뛰어나고 준비된’ 리더가 아닌 인간이 보기에는 배경이 엄청나지 않은 사람을 쓰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물론 그들은 깊은 내면 속에서 준비된 자들이지만 조건이나 배경을 보면 그다지 뛰어난 분들이 아닙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이 그렇습니다. 그는 야구 선수였고 신학적인 배경이 막강한 분이 아니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신실함을 보고 쓰셨습니다. 빌 하이벨스 목사님이 그렇습니다. 그는 신학대학원을 다닌 분이 아닙니다. 그렉 로리 목사님이 그렇습니다. 그의 정식 교육은 고등학교가 전부입니다. D.L 무디도 세상에서 요구하는 학문이 깊은 분이 아니었습니다. 고아들의 아버지 조지 뮬러도 회심 사건이 하나님이 그를 쓰시는 계기가 됐습니다.
물론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과 힘 있는 분들을 하나님은 쓰십니다. 하지만 성경과 기독교 역사를 볼 때 하나님은 약한 자를 강하게 만드셔서 사용하시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의 묘미입니다. 공부 많이 하고, 돈이 많고, 파워가 강력한 사람을 하나님이 주로 쓰실 것 같은데, 약한 사람, 마음이 순수한 사람, 순종하는 사람을 쓰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공부의 신'이라는 KBS-TV의 미니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쳇말로 ‘똥통 학교’에 다니는 아이 5명을 모아서 최고 명문대인 천하대학에 입학 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일본 만화가 원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5명의 아이는 이 학교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위권 학교에서 중하위권의 아이들인데 강 변호사라는 등장인물이 이들을 모아서 열심히 훈련하는 과정이 보여집니다.
저는 하나님이 사람을 훈련시킬 때도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헨리 나우웬은 자신이 예일대 교수일 때보다 지체장애우들과 함께 어울려서 지낼 때 하나님을 더 경험하게 된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계급장 떼고, 재산과 명예를 내려놓을 때 하나님과 교통이 가능하다는 말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인간이 이런 것을 내려놓기 힘드니까, 아예 없는 자들을 들어서 쓰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밝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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