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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많은 자여! 그 분을 보라!

밝은터 2010. 7. 2. 06:40
약점 많은 자여! 그 분을 보라[LA중앙일보]
박병기/Jesusinculture.com 운영자
기사입력: 04.27.10 15:46
요즘 이상하게 'vulnerability'라는 단어가 자주 떠오른다. 이는 사전적으로 보면 '상처받기 쉬움' '약점이 노출됨'이라는 의미의 단어다. 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하면 비난이 따른다.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 "넌 자격이 없어!"라고 말하거나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누가 자격이 있을까? 그 어느 누가 목사 신부 승려 정치인 기자 교사 변호사 의사가 될 자격이 있는가? 물론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 거쳐야 할 단계가 있지만 과연 이들은 그 일을 할 '진정한 자격'이 있을까? 이 세상에 자격이 있는 자는 한 명도 없다. 다만 그 일이 우연이든 필연이든 우리에게 주어졌고 우리는 그 일을 열심히 해나가야 할 숙명에 놓여졌을 뿐이다. 그들의 마음 속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정말로 자격있는 자 단 한 명도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너무나 다행히 보통 사람에게는 투심력이 없다.

간음한 여자가 바리새인들에 의해 붙잡혀 왔을 때 예수님은 "죄 없는 자는 돌을 던지라"고 했다. 돌을 던지는 자 단 한 명도 없었다. 모두 등을 돌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래도 바리새인들은 일말의 양심은 있었던 것일까.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 비하면 양반이었던 것일까. 오늘날 많은 이들이 자신은 수많은 죄를 지었으면서도 최근 죄지은 사람에게 돌을 던진다. 냉정하고 냉혹한 사회다. 죄인들끼리 서로 손가락질을 해댄다. 그렇기에 우리는 '약점이 노출됨'을 싫어한다. 약점이 노출되는 순간 쉽게 상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약점이 많을 수록 '커버업'은 더욱 철저해진다.아니면 역반응으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폭로전에 나선다.

기독교인이 읽는 성경은 '약점이 노출됨'을 권고하는 책처럼 보인다. 수많은 범죄와 그에 대한 징벌과 용서가 가감없이 노출된 책이 성경이다. 어떤 이는 이런 책을 어떻게 '성스러운 경전(성경)'이라고 할 수 있냐고 무시한다. 이런 부분은 삭제하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어김 없이 포함시켰다.

다윗이 자신의 장수의 아내인 밧세바를 탐하는 장면을 성경에서 뺏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베드로가 의리없이 예수를 3번이나 부인한 내용이 없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예수가 십자가 처형 대신에 멋지게 세상의 왕으로 군림했으면 어땠을까.

하지만 성경은 '약점이 노출됨'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사고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인 것이다. 왜 그럴까? 약함에 강함이 있기 때문이다. 빈 자리에 물이 차는 것처럼 약점이 많고 약함이 머무는 곳에 강한 물결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강한 곳에 강함이 들어갈 수 없다. 요즘 많은 이가 다양한 이유로 약함에 빠져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의 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상처 받을 일이 더 늘어났다. 무시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그런데 놀라운 위로가 저 하늘 위에서 내려온다. 약점과 단점이 노출된 이들이여 강하신 그분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