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돈 명예 힘을 추구할까. 이러한 질문은 인생에서 한 번쯤은 던져봤을 법한 것이다. 돈 명예 힘 자체가 대단히 좋다기보다는 그 결과가 너무 달콤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3가지 모두 또는 이 중 하나만 있어도 내 자존감이 세워지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이 존경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이 세 가지를 모두 포기하면서도 자신을 세우는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생을 떠나면서 자신의 책을 절판해달라는 그의 부탁은 많은 사람이 그의 책을 소유하고 싶게 만들었다. 사람의 심성에는 낮아지는 자에게 끌리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예수님은 돈 명예 힘을 모두 포기했지만 하나님의 영광을 누린 분이기에 많은 사람이 2000년 동안 추종을 했다. 오늘날 의사가 어떤 사람의 불치병을 고치면 당장 엄청나게 유명해져 거부가 될 것이다. 예수님은 수 많은 사람이 추종했지만 이것을 명예와 힘으로 전환시키려고 하지 않았다. 오늘날 어떤 정치인이나 유명인이 이렇게 추종자가 많다면 이를 반드시 자신의 명예와 힘으로 '현금화'하려고 할 것이다. 예수님은 달콤한 유혹을 포기하고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선택했다. 얼마나 초라한 일인가. 세상을 호령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가진 이가 자신을 세우기 위해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나는 그래서 예수의 추종자가 되기로 했다. 그가 했던 말과 행동을 기록한 복음서를 믿고 그가 하나님의 명령으로 이 세상에 와서 많은 사람을 고치고 가르치고 선교했음을 믿는다. 그의 십자가 처형은 하나님이 스스로 낮아지시려는 행위임을 믿는다. 그런데 만약 수억 분의 일(그 가능성을 믿지는 않지만)이라도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가정할지라도 예수님은 내 삶에서 가장 쫓아갈만한 분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돈 명예 힘을 모두 내려놓은 법정스님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받고 '학위'를 내려놓고 선교사가 된 이용규 선교사 이런 분들보다 더욱 큰 것을 내려놓은 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인 예수님은 추종할만한 가치가 충분한 분이다. 그런데 나를 포함한 수많은 그의 추종자들이 그의 이름을 더럽히고 그의 정신을 망각하고 그의 뜻을 저버리고 살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크리스천 공동체에서는 여전히 돈 명예 힘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곳이고 주도권 싸움이 한창이다. 누구를 손가락질 하랴. 내 자신이 그런 사람이다. 나는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 그렇기에 내 주변에서는 예수님을 따라보고 싶다는 사람이 속속들이 나오지 않고 '예수쟁이가 저것밖에 안 된다'는 말이 들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님을 자랑하고 내놓기가 쉽지 않다. 나로 인해 가려진 예수님. 그의 추종자들로 인해 가려진 예수님. 그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데 장애물이 너무 많다. 나는 여러 장애물 중에 작은 하나다. 예수님 정말로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