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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도 긴 생각

'인생의 바닥'을 치고 보니

밝은터 2010. 7. 2. 06:43
'인생의 바닥'을 치고보니[LA중앙일보]
박병기/Jesusinculture.com 운영자
기사입력: 03.30.10 17:27
'바닥을 쳤다'라는 말이 있다. 그 누구도 바닥을 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바닥을 치는 게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생에서 바닥을 친 사람은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왜 나는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할까?' '왜 나는 몸이 아픈 것일까?' '왜 인간에게 고통이 항상 있는 것일까?' 등등

이러한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갈 때 '바닥을 친' 상황은 우리에게 유익하다. 인간적으로 볼 때 소위 '잘 나가는' 사람은 '왜'라는 질문을 던질 여유와 이유가 없다. 오직 물 밑으로 가라앉는 자만이 계속 '왜…왜…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바닥을 친 사람들은 그동안 묻어두었던 인생의 질문을 다시 꺼내게 한다. '왜'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서 퍼즐을 맞추다 보면 놀랍게 우리는 성장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바닥을 친 상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퍼즐 맞추기가 복잡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그만큼 멋진 퍼즐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목회자인 김양재 목사는 최근 한 설교에서 "훈련의 시간이 많이 지날수록 우리는 수준 높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는데 이를 바꿔 말하면 '바닥을 친 상황이 길수록 우리는 수준 높은 사람이다'라고 할 수 있다.

바닥을 친 자는 자기도 모르게 영성이 생긴다. 기독교 성경에서는 요셉이 바로 그런 자였다. 다니엘이 그런 사람이었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함으로 인해 형들의 질투로 종으로 팔렸고 나중에는 보디발 장군의 아내의 유혹을 거절하다가 오히려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 처참한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다니엘은 포로로 잡혀 거의 벌레 취급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분명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질문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 이유를 알아낸 후 영성이 깊어졌고 결국 한 나라를 이끄는 유능한 지도자가 됐다.

바닥을 쳤을 때 우리는 하늘을 향해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는 깊이 있는 사람이 된다. 어려움이 생길 때 아무 생각 없이 음식 엔터테인먼트 스트레스 해소 등에만 집중하면 우리의 바닥 인생은 더욱 깊어지게 된다. 계속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바닥을 치면 다 잃은 것 같은데 다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도 바울은 다메섹에 가는 길에 자신이 그토록 핍박하던 예수님을 만나 눈이 멀어 다 잃었지만 그때 인생 최고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온몸에 화상을 입어 의사들이 포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던 이지선 씨는 사고를 당하기 전보다 더 깊이 있는 인생을 살고 있다. 결국 인간이 보기에는 바닥이지만 인생을 전체로 봤을 때 신의 관점으로 볼 때 바닥은 복의 바다인 것이다.

필자도 요즘 인생의 바닥을 긁고 있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감사한 사실은 바닥까지 오니 결혼 이후 아내와 최고의 친밀한 관계 아이들과 최고의 절친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반전이 있기에 어렵지만 살아볼 만한 게 인생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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