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와 영성

김옥빈과 인생의 주인공 본문

영화

김옥빈과 인생의 주인공

밝은터 2009. 5. 17. 14:35


오늘 지인의 따님이 결혼 축하연을 열었다
. 그리고 저녁에는 장모님의 환갑 잔치가 열렸다. 두 행사를 하루에 참가해 바쁜 하루였지만 주인공들이 기뻐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꼈다. 지인의 따님은 내가 만든 동영상과 아내가 작곡한 노래가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인께서 행사가 끝나고 전화로 말씀하셨다. “부부가 둘 다 Happy해요…”

이 행사가 끝나고 오후에는 장모님의 환갑 잔치가 조촐하게 열렸다. 우리는 모여서 담소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처외삼촌께서 꿈꾸는 자만이 죽지 않는다는 덕담을 해주셨다.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모님께서
나 오늘 너무 Happy라고 말씀하셨다.

주인공들이 기뻐하는 날이었다. 그것으로 기뻤다.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고 그들이니까 그들은 기뻐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내가 주인공이었을 때를 생각해 보았다. 내 결혼식 때가 그랬을 것이고 대학 졸업식 때가 그랬을 것이다. 또 곧 있을 나의 대학원 졸업식 때는 내가 주인공이다.

김옥빈 / 국내배우
출생 1986년 12월 29일
신체
팬카페 …"흑설" 김옥빈 공식 팬카페…
상세보기
영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주인공은 특별 대접을 한다. 그게 나쁜 게 결코 아니다. 주인공은 대접 받아 마땅하다. '박쥐'의 여주인공 김옥빈이 칸느 영화제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는 주인공으로서 대접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인생의 진짜 주인공이 있다
. 바로 하나님이다. 그는 주연을 할 수밖에 없는 분이다. 그 주인공이 나에게 어떤 날에는 주연 자리를 살짝 빌려주기도 한다. 그날 만큼은 내가 주인공인 것이다. 얼마나 나누기 좋아하는 분인가. 자신이 365일 주인공이 되고 싶을텐데 사람마다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신다.

주인공이 되어보면 인생의 주인공, 우주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조금은 느끼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그런 기회를 허락하는 것 같다. 그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알게 하기 위해서.

그런데 우리는 때로는 주인공들을 조연 취급할 때가 있다. 주인공이 즐거워야 하는데 조연들이 그 주인공을 가릴 때가 있다. 나도 그런 잘못을 할 때가 많이 있다. 주인공을 철저하게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늘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결혼 축하연에서 청중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반응을 보내지 않았던 것이다. 주인공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반응이 좀 더 있었다면 주인공들은 더 기쁘게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런 훈련이 좀 더 필요한 것 같다. 밥 먹기에 바쁘고 자기 얘기하기에 바빴던 분들은 주인공을 그만 까먹고 말았다.

환갑 잔치에서도 약간은 주인공이 밀려난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처외삼촌께서 적절하게 멘트를 잘 하셔서 어머니가 주인공이 되게끔했다.

죽는 날까지 훈련이다. 하나님이 주인공이 되게끔 하는 것도, 사람이 주인공이 됐을 때 주인공 대접을 하는 것도 모두 훈련이다. 그래도 주인공들이 해피했다니 다행이다. 감사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