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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빅과 토니 던지의 만남 그리고 은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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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빅과 토니 던지의 만남 그리고 은총

밝은터 2009. 5. 6. 04:43

성경: 로마서 11

로마서 11장은 29절에서 집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가시지 않습니다 (공동번역)

그렇죠. 맞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총, 예수님을 보내신 은혜는 다시 거둘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를 알게 한 그 은총은 거둬갈 수 없는 것입니다.

은혜란 잘못했을 때 받는 것입니다. 좀 못했었어도 잘했다고 칭찬하는 게 은혜입니다. 잘 못했는데 큰 선물을 주는 게 은혜입니다. 내가 의롭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자에게는 은혜가 끼칠 수 없습니다. 은혜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내가 부족하고 내가 실수를 많이 했는데도 나를 아끼는 그 사랑이 바로 은혜인 것입니다. 성경에도 그러한 자가 얼마나 많습니다. 다윗이 은혜를 경험했고 사도 바울도 은혜를 경험한 자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말할 것도 없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많은 실수를 한 후 은혜를 체험한 자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도 얼마나 자주 하나님을 무시했습니까? 수많은 민족이 하나님을 무시했지만 여전히 은혜가 내려집니다. 예수를 통해 은혜가 쏟아집니다.  우리가 잘 못 생각하는 부분은 은혜를 무엇이든 잘 되고 잘 풀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입니다. 은혜는 내가 잘 못했을 때 용서하고 받아들여지는 게 은혜입니다.



마이클 빅
(Michael Vick)이라는 풋볼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저택에서 투견을 벌여 체포돼 지금은 감옥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때 미국 프로 미식축구(NFL)의 마이클 조던이라는 칭호를 들었던 빅은 이 사건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2007 820일에 제가 썼던 글을 잠시 소개하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어린 시절, 기자가 살던 동네에는 정기적으로 투견이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주차장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개들이 싸움을 하면 동네 아이들이 벽에 난 틈새로 개싸움(dog fighting)을 열심히 봤다. 투견은 잔인했다. 상대 개가 피를 흘려야 경기가 끝이 났다. 그다지 좋은 경험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피를 부르는 싸움에 사람들은 돈을 걸었던 것 같다.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서 문을 걸어 잠그고 열심히 응원했다면 단순한 투견이 아닌 투견 도박이었을 것이다. 투견은 대부분의 문명국에서 불법이다. 예외적인 나라도 있는데 일본,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브라질 등에서는 합법적으로 투견이 시행되고 있고 영국, 러시아에서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열리는 투견이 인기다. 미국에서 투견은 당연히 불법이다. 대부분의 투견은 도박과 연관되어 있는 데다 '전투사'로 길들여진 개들은 지역 어린이들을 살해할 정도로 무시무시하기 때문이다. 큰 범죄로 여겨지는 투견에 애틀랜타 팰콘스의 스타 쿼터백 마이클 빅(2007년 당시 27)이 연루돼 파문을 일으켰다.

빅은 단순한 재미 차원의 투견이 아니라 '배드 뉴즈 케늘'이라는 투견 회사를 차려 기업형 투견을 했다. 투견은 빅의 15에이커짜리 저택에서 열렸으며 '배드 뉴즈 케늘'은 개들을 잔인하게 다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거액이 오가는 도박이 함께 했다. 빅은 그야말로 인생에 큰 오명을 남기는 '' 미스테이크(큰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다. '개의 천국'인 나라에서 잔인하게 개를 다뤘고 불법적으로 투견을 실시했고 여기에 도박이 연루된 엄청난 사건의 중심에 NFL 최고의 스타가 섰으니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기에 충분했다.

AP
통신 등 언론에 따르면 빅은 20일 연방 투견 케이스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상당 기간 감옥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 측은 12개월에서 18개월의 징역형을 원하고 있다. 빅의 인생은 그야말로 위기다.

피를 부르는 싸움은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게 된다. 투견뿐만 아니라 투우, K1, 얼티밋 파이팅(UFC) 등은 피를 볼 수밖에 없는 스포츠 아닌 스포츠다. 인간의 정서 나쁜 쪽을 심하게 자극하게 되는 이러한 활동들은 점점 인간의 삶을 메마르게 한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디오 게임에도 투견 못지않은 자극적인 컨텐트들이 많이 있다. 피를 봐야 이기는 게임에 우리 아이들이 빠져 있다. 그러한 게임을 자주 하는 아이들은 폭력적으로 변한다.

 매년 3천만 달러 이상을 버는 NFL 스타가 투견에 빠졌다는 것은 돈을 벌겠다는 의도보다는 피를 흘리는 것을 '즐겼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도한 폭력적 장면만이 그의 감성을 만족시켰던 것이다. 폭력의 달콤함(?)에 빠지는 것은 단순히 빅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갱 영화에 노출된, 폭력적인 비디오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Vick)이 빅(Big) 미스테이크를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는 자녀들이 폭력적인 컨텐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미주 중앙일보 2007 820일자 스포츠 면에 게재)


토니 던지 (Anthony Kevin Dungy) / 스포츠감독
출생 1955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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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빅은 이후 형을 받고 감옥으로 들어갔으며 520일 풀려난다고 합니다. 감옥에 있는 빅을 찾아간 인물이 있습니다. 수퍼보울 챔피언이었던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감독이었던 토니 던지가 그를 찾았던 것입니다. 어떤 대화를 했는지 언론을 통해 밝혀지지 않았지만 던지 감독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나눴을 것입니다. “네가 비록 큰 잘못을 저질렀지만 하나님은 용서하시고 은혜를 베푸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2007 25일에 쓴 던지와 관련된 글입니다.

보통 운동선수나 감독이 '하나님(God)'을 거론하면 언론의 반응은 냉소적(cynical)이다. 아니면 아예 무시를 해버린다. ()의 존재를 믿는 종교인들조차도 그런 발언에 거부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제41회 수퍼 보울의 챔피언이 됐던 토니 던지(당시 51)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감독의 '하나님'에 대해서는 왠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두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첫 번째는 최초의 흑인 수퍼 보울 우승 감독이었다는 점이다. 미국이 아무리 평등사회라고 해도 여전히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있고 특히 지도자 자리에 유색 인종을 올려놓지 않는 점은 '깨어있는 백인'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특히 '심하게' 두뇌를 사용해야 하는 풋볼의 감독자리는 흑인들이 들어갈 수 없는 자리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던지 감독의 수퍼 보울 우승은 큰 의미가 있다. 어찌 보면 '기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과거 유색인종은 버스에서도 뒷자리에 앉아야 했던 그런 사회에서 던지와 같은 흑인 감독이 NFL 감독이 되어 수퍼 보울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20세기와 비교한다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신을 생각할 때 '기적'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던지의 '하나님' 발언은 공감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그의 신실한 삶의 자세 때문이다. 거의 모든 언론 기자와 풋볼인들은 던지의 신실한 삶의 자세에 경의를 표한다. CBS 스포츠라인의 NFL 전국 칼럼니스트인 마이크 프리맨은 5일자 칼럼에서 "던지가 신(God)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어색해하지 않는다. 그는 종교적인 발언을 한 몇 시간 후에 딴 짓을 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신실함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라고 논평했다. 41회 수퍼 보울 경기를 중계한 CBS-TV의 짐 낸츠 아나운서도 "던지는 자신의 신에게 감사했다"는 부연 설명을 이례적으로 했다. 던지는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신실한 사람'인 것이다.

그런 그가 이야기하는 '하나님'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고 거부감을 덜 느낀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던 던지는 "사람들이 나를 차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한 바 있다. 자신도 침착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수련' '신의 은총'으로 이전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NFL에서 가장 편안한 감독(선수 투표 1), 선수들의 자율 훈련에 더 무게를 두는 감독, 절대 선수들에게 욕을 하지 않는 감독, 자식의 죽음으로 고통이 무엇인지 아는 감독, 그리고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진정으로' 신을 찾는 감독, 그는 바로 토니 던지다. 하지만 그 역시도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않았으면 한다.” (미주 중앙일보 2007 26일자 스포츠면에 게재)   


 



던지는 아들을 자살로 잃었니다
. 그를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삶은 은혜 바로 그 자체입니다. 자신을 연약한 존재, 죄된 존재로 생각했던 던지. 그리고 실제 죄인이라는 이름으로 감옥에서 살고 있는 마이클 빅. 모두가 은혜를 맛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용서를 체험한 자는 진정한 회개를 하게 됩니다. 신의 은총은 거두어지지 않는다고 사도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오늘도 그 은총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있어도 은총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이와 관련된 음악(MP3)을 하나 올립니다. 제가 작곡한 곡인데, 오늘의 주제와 맞는 것 같습니다. 자유롭게 복사해서 나누셔도 됩니다. Copyleft입니다. 제목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