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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0대 젊은이가 주목해야 할 80대 리더십

밝은터 2010. 1. 4. 06:10

IL: Penn State v Northwestern

스포츠는 우리가 리더십(Leadership)을 가장 가깝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리더십 관련 베스트셀러인 '거인들의 발자국(한홍 저)'에는 스포츠계 리더들의 이야기가 자주 소개되는데 이는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리더십을 자주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포츠 분야의 리더십은 일반 사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리더십 관련 책자에 스포츠계 리더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나올 정도다.

갑자기 리더십을 거론하는 것은 오랫동안 미국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지도자였던 펜스테이트 풋볼 팀의 조 퍼터노(1926년생)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그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지도력을 창출한 인물이었다.

대학풋볼팀인 펜스테이트 몇 년 동안 극도로 부진했다. 그런데 퍼터노 감독의 생각 변화와 함께 성적도 변했다. 2004 47패를 기록했던 펜스테이트는 2005 111패의 호성적을 냈다. 2005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 전문가들은 그해가 퍼터노의 마지막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펜스테이트 감독으로만 40년 동안 활동한 그가 새 시대의 조류를 파악하지 못하고 '고집쟁이 영감'으로 남아 있는 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선수들이 펜스테이트 입학을 꺼려하자 퍼터노는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2005년 프리시즌 기자회견에서 "이제는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고백한 후 40년 동안 지켰던 '전통'의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하겠노라고 선언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과거에는 신입생을 무조건 기용하지 않고 졸업반 선수는 웬만하면 기용했던 그가 실력에 따라 출전 기회를 준 대목이다. 이제 1학년 선수가 실력이 있으면 출전 기회를 얻게 됐고 실력 없는 4학년 선수는 벤치를 지키게 된 것.

이는 전통적인 가치에서 벗어난 중대한 시도였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전통만을 고수하려고 했던 퍼터노의 이러한 '변심'은 리더십과 포스트모던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중요한 예화가 되고 있다.

퍼터노는 두터운 뿔테안경을 쓰고 바지를 높이 추켜세워 입는 외모상으로도 전통의 대표 주자였기 때문에 그의 변화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그의 외모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그의 리더십에는 수정이 있었던 것이다. 1학년생 기용과 함께 그는 공격 방식도 현대식으로 수정했고 빠른 리시버를 자주 활용했다.

또한 선수들을 사관생도로 취급했던 그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성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태어난 인터넷 세대라는 것을 마침내 깨닫게 된 것이다.

신학자인 에디 깁스는 "이 세대는 장기적인 것보다는 즉각적인 것에 더 관심이 있고 이 세대의 사람들은 다양성을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인 스티븐 코비도 '원칙 중심의 리더십'에서 "각성한 지도자들은 만성적 문제들을 그 증상만 피상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더 나은 사회(집단)를 창조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먼저 변화시키고 신뢰를 쌓고 구조와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했는데 퍼터노는 리더십 전문가들의 이러한 충고를 받아들였다.

그렇다고 퍼터노 감독이 전통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좋은 전통은 유지하고 시대에 맞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렸다. 퍼터노 감독은 이후 2009년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후기 현대 사회는 순서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옆에서 존재하고 있다. 좋은 전통은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회의 흐름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자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을 전통주의자라고 불렀다. 요즘은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을 '죽은 자'로 표현한다. 80대의 노인도 변화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했다. 40-60대의 '젊은이'들은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밝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