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와 영성
노블레스 오블리쥬와 프로 선수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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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인 '노블레스 오블리쥬(Noblesse Oblige)'는 이 사회에서 가진 자가가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이 용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의무(Oblige)'라는 단어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하기 싫지만 사회적인 눈 때문에 해야 한다'는 속뜻이 있는 용어다. 그 사회적인 눈에 눈치를 보는 사람은 그나마 양반(Noblesse)이다. 사회의 눈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미국 스포츠 분야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다. 그들은 싫어도 해야 한다. 경제적 상류층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겠지만 미국의 각 프로 구단은 미디어 가이드(Media Guide)라는 것을 매년 발행한다. 미디어 가이드는 구단의 모든 정보를 담은 책으로 일반인들도 구입할 수 있다. 이곳에는 구단 관계자와 선수 및 코치들의 프로필이 상세히 나온다. 나는 미디어 가이드를 볼 때 특별히 시선을 두는 곳이 있는데 바로 사회 참여 부분이다. 특정 선수나 코치가 노블레스 오블레쥬의 개념이 있는지 알 수 있어서이다.
각 구단의 미디어 가이드를 살펴보았더니 사회 참여에 열심인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은 4-5곳의 단체와 연결이 돼 자신의 시간을 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어려운 이웃이 있는 곳을 방문했을 때 "우승보다 더 중요한 일은 바로 이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해 듣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한 적이 있다.
물론 하기 싫은데 '의무감'으로 이런 일을 하는 선수들도 있는 것 같다. 취재를 할 때마다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하기 싫은데 억지로…'라는 말을. 그래도 그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뻐' 보인다. 우리 주변에는 의무감조차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의무감으로 시작했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나중에 '거룩한 의무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 선수들 중에는 박찬호(야구 선수)가 꾸준히 자신의 시간을 한인 사회를 위해 썼던 것 같다. "그 정도도 못하겠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도 못하는 선수가 대부분이기에 그런 그의 활동은 눈에 띈다.
연봉 순위를 산정하는 전문 웹사이트에 따르면 연봉이 3만 달러 이상이면 전 세계에서 개인 수입 랭킹 상위 10% 안에 든다고 한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미국에 사는 많은 사람이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생각해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민자들은 '난 가난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을 돕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밥은 먹고 산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지구촌에는 너무나 많다.
한 사회 봉사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도움이 필요한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라고. 구약성서 신명기를 읽어보면 가난한 이웃, 어려운 이웃,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게 당연한 의무라고 설명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자가 있다면 마음에 우러나지 않더라도 '의무감'으로라도 찾아나서면 어떨까. 아니면 지금 대화가 필요한 그들에게 전화 한 통화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쥬'가 작은 곳에서 시작되었으면 한다. [밝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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