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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전 모세와 같은 타이거 우즈

밝은터 2010. 1. 11. 06:55

Tiger Woods announces he will take an indefinite break from golf

스포츠 에이전트로 활동했던 이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e-토론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몸값에 대한 기사를 연일 올리고 있었다. 독자들은 재미있게 글을 읽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왠지 '브레이크'를 걸고 싶었고 평소에 거의 하지 않는 '댓글 올리기'를 했다.

"선수들 몸값이 올라가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그 몫이 돌아가는데 연일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연봉을 적게 받는 이유에 대해 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올리시나요?"

하루 정도 지나니까 에이전트 출신 블로그 운영자의 답변이 올라왔다.

"메이저리그의 수입 대부분은 TV 중계권료에서 오는 것이니까 소비자들에게는 피해가 없습니다."

그럴 듯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가 놓친 부분이 있었다. TV 중계권료는 어디서 오느냐를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TV 방송사들은 광고수입으로 운영을 한다. 크게 올라간 중계권료를 내려면 광고비를 인상해야 한다. 광고주는 상품 가격을 올려서 그 비용을 충당한다. 비용 상승의 '연쇄 효과(ripple effect)'가 있는 것이다.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소비자의 몫이 된다.

연쇄 효과의 3-4단계를 거치면 소비자들이 이런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거품 시장'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또 하나 더 있다. TV 중계권료가 주수입원이라면 왜 티켓 가격과 식음료값 및 기념품 가격을 올릴까. 이 질문을 했다면 그 에이전트 출신 블로거는 '물가가 오르니까 그렇겠죠'라고 답했을지 모른다.

메이저리그는 매년 엄청난 수입을 올린다. 그 어느 누구도 그 혜택을 팬들에게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소비자들은 메이저리그가 팬들에게 얼마나 부담을 지우는지 살펴봐야 한다. 각 구단은 선수들의 몸값을 지나치게 올려놓고 "구단 경영이 어려워서…"라며 티켓 가격 식음료 가격 등을 슬그머니 올린다. 그것에 대해 소비자 단체 등이 싸워야 하는데 심각성을 느끼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몇 년 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나이키와 5 2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키 골프의 연매출은 5억 달러 정도이고 우즈에게 연 4천만 달러를 줘야 한다면 이는 전체 매출의 8%인데 그의 몸값은 결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 때 떠안는 부담이 된다. 우리는 일주일에 10-50달러만 받고 나이키 제품을 만드는 아시아의 노동자들도 생각해야 한다. 스폰서 비용을 줄여서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여 줄 수는 없는 것일까. 우즈가 태국인 모친 슬하에서 자랐던 점에서 그는 마치 '동족의 아픔을 깨닫기 전의 모세와 같은 인물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즈는 2009년에는 섹스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부에 지나치게 치우친 그가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보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성경에서는 솔로몬이 그랬고 다윗이 그랬다. 부와 교만은 항상 함께 따라온다. 명예와 명성도 마찬가지다. [밝은터]